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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대기원시보신문 2008. 04. 08 일자 "블라인드레스토랑"
블라인드 | 등록일 : 2008-04-11 04:01:14 | 조회 : 11936
대기원시보는 人性, 人權, 自由를 지향하는 국제적인 신문그룹으로서, 동양의 정통문화를 발양하여 서구 물질문명의 폐해와 인류의 안녕을 위협하는 일체의 반우주, 반문화, 반인류적인 요소를 개선하고 문화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언론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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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레스토랑 ‘왕의 남자’




등록일: 2008년 04월 08일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어 일찍 온 손님은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한다. ‘왕의 남자’에서 유일하게 촬영이 가능한 곳이다.

[대기원] 서울의 한 레스토랑. 빵을 여자친구의 귀에 넣으며 장난치는 남자가 있다. 바닥에 누워 있거나 셔츠를 풀어헤친 사람도 있고 스테이크 접시를 쏟고도 웃는 사람이 있다. 나오는 음식마다 접시를 코앞에 갖다대며 냄새를 맡는 이도 있다. 빈틈없이 차려입고, 꼿꼿한 자세로 앉아 밥을 먹던 보통 레스토랑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블라인드 레스토랑 ‘왕의 남자’에서는 가능하다. 자신의 손조차 보이지 않는 ‘완벽한 어둠’ 속. 이 공간에서는 체면도, 격식도, 사람사이 간격도 모두 사라진다.

상상초월 블라인드 레스토랑

어둠으로 장식한 식당을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한 것일까? 이는 사실 ‘왕의 남자’ 유승훈 사장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처음 블라인드 레스토랑이 생긴 곳은 프랑스 파리. 종업원은 모두 시각장애인이었다. 어디에도 없는 신선함 때문에 블라인드 레스토랑은 파리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영국과 중국에 3-4곳이 더 생겼다. 유 사장은 2003년, 우연히 파리 블라인드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국내 프로그램을 봤다. 독특한 걸 좋아하던 그는 그때부터 어둠으로 장식한 식당을 꿈꿨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지만 ‘독특함’만을 무기로 가게를 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식당에 대한 두려움에서 호기심쪽으로 부등호가 바뀌던 2007년, 드디어 한국에 제1호 블라인드 레스토랑이 탄생했다. ‘어둠’이라는 아이디어는 빌렸지만 그 외 모든 것은 유 사장의 재치가 많이 더해졌다. 미각을 고려해 메뉴를 짜고 식당 앞에 재밌는 안내판을 붙였다. 식당을 나서는 손님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사진첩처럼 차곡차곡 사이트에 올린다. 그런 그의 노력에 식당을 다녀간 손님들은 최고의 찬사를 선물한다.

“눈을 감는 것과는 달라요”

블라인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건 눈을 감고 음식을 먹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다. 유 사장은 그건 확실히 다르다고 말한다. “가게를 열기 전, 장치를 하고서 친구들과 먼저 경험을 했어요.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것은 눈을 감아서 안 보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그 느낌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요. 식당 안에서는 사람들이 다 순수해지는 것 같아요. 누구랑 같이 있느냐에 따라 느낌도 다르고요. 아주 사소한 일도 식당 안에선 모두 재밌는 일이 되요. 아마 테이블 테이블마다 재미가 다 다를 거예요.” 그는 손님들이 식당에서 느끼는 것이 자신이 느꼈던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손님들이 이곳을 다녀가고서 며칠 지나서 생각해보면 …. 저 안에서 일어난 일이 현실도 아니지만 가짜도 아니고. 이런 점을 손님들이 되게 특별한 경험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식당 안에 있을 수만 있다면 음식이 안 나와도 좋다’라고 말한 손님도 있었어요.”

세상의 모든 연인을 위하여

가끔 가족이나 친구끼리 찾기도 하지만 ‘왕의 남자’를 다녀간 이들은 대부분 연인. 식당 입구 안내문에도 오라는 사람은 대부분 연인이다. 갈 데가 더는 없는 오래된 연인, 시작한 지 얼마 안되 서먹한 연인,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은 연인. 연인을 염두에 두기는 했지만 이렇게 연인들이 많이 찾으리라고는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가족들이 함께 오는 것도 보기가 좋은데. 아…. 전 연인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아직 혼자인 그는 식당을 찾는 연인들에게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손님이 만족할 때 가장 행복하단다. “식당을 나서는 손님들이 저를 보면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나가요. 제가 뭐 해준 것도 없는데.” 맞다. 그는 손님에게 별로 한 게 없다. 하지만,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어둠뿐인 세상’을 만들지 않았는가? 특히, 시작하는 연인에겐 어색함을 넘어설 수 있는 참 고마운 공간이 아니던가? 그렇게 되묻자 그도 웃으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태어나 처음 느끼는 맛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다. 새콤한 음식을 보면 입안에 군침이 돌고 달콤한 케이크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면? 오직 미각으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 블라인드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메뉴는 좀 독특하다. 중식, 양식, 일식 구분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골라 코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각으로 먼저 느끼는 음식은 맛도 다르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손님일수록 재밌어하고 더 만족한다고. ‘왕의 남자’에서는 먹은 요리의 이름을 맞춰서 참 뿌듯(?)했다며 기뻐하는 손님도 종종 볼 수 있다.

까다로워서 더 끌리는 곳

왕의 남자에서 밥을 먹기는 쉽지 않다. 메뉴를 볼 수 없으니 예약은 필수다. 입장할 수 있는 시간도 저녁 7시와 9시 30분 딱 두 번뿐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사진기, 휴대전화, 시계, 라이터같이 빛이 나오는 물건은 모두 압수다. 그래서 식당 입구엔 ‘앞이 안 보여 불편할 수 있으니 다른 감각을 통해 적응하라, 감각이 무딘 사람은 입장할 수 없다’라는 경고 아닌 경고판이 있다. 보이지 않으니 먹는 일도 만만치 않다. 흘리고, 묻히고 때로는 접시를 엎기도 한다. 화장실도 종업원의 옷자락을 붙들고 더듬거리며 다녀와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제멋대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의 표정은 행복하기만 하다. “내 생애 최고의 경험이다”, “꿈같은 시간이었다”, “충격적이고 신선한 경험이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곳엔…. 분명히 뭔가가 있다.

홈페이지 http://www.i40.kr


이미경 기자


원문보기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html?no=10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