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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레스토랑 새로운 식사문화를 이끌어가겠습니다.
블라인드 | 등록일 : 2007-11-15 11:00:56 | 조회 : 8243
외국 어딘가에 암흑 레스토랑이라는 곳이 있다. 옆 사람의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방음벽과 검은 커튼으로 어둡고 조용하다. 단지 저녁 식사만 할 수 있는 그 곳은 웨이터와 웨이트리스의 안내만으로 좌석에 앉고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있다.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몇 겹의 커튼으로 만든 암흑 속에서 식사하는 기분은 어떨까.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소개된 그 레스토랑은 암흑 속에서 식사한다는 매력만으로 끊임없는 예약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 프로의 제작팀들은 암흑 속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행동을 적외선 촬영으로 카메라에 담아냈는데 은밀한 어둠 속에서 애정 행위를 주고받는 연인들과 낯선 사람에게 과감하게 다가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엿보였다. 한 남자의 연인은 남자의 친구와 키스를 주고받고, 남자는 웃통을 벗고 식사를 하고 있다. 평소와 다른 모습들이 어둠 속에 묻혀 지고 어둠은 사람들이 이성과 격식을 내려놓고 과장과 대담의 보따리를 풀어 놓게 한다.

이곳에서 만큼은 바로 옆에 사람들이 있어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사람들에게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마음껏 꺼낼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다른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숨기고 생활을 할 것이다.



탁월한 주방장의 솜씨와 최상의 재료로 음식 맛도 훌륭할 뿐 아니라 깜깜한 어둠 속에서의 식사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데코레이션에 온 정성을 기울인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많이 먹어본사람이나 미식가들은 어둡지만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무엇 보다 가장 맛있는 소스는 낯선 어둠일 것이다. 신선하고 쾌감이 넘치는 공간은 식욕을 돋우고 자극 시킨다. 직원들은 암흑 속에서 능숙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둠 속에서 처음엔 정상인들이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혼란스러울수도 있고 답답해 할 수도 있다. 항상 편하게만 살아왔고 편하게만 살고 싶어 하는 그런 생각때문에 일생의 그 잠깐 10분~2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손님들은 처음 맞이한 어둠 속에서 불안함과 낯설음을 느끼다가 시간이 갈수록 암흑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또한 누가 볼까 신경 쓰지 않고, 소스가 어디에 흘렸는지 최대한 교양 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체크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