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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암흑식당
블라인드 | 등록일 : 2007-10-24 01:47:34 | 조회 : 8948
- 프랑스 파리에 이어 영국 런던에도 '암흑의 식당'이 등장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신문이 2일 소개했다.

런던 시내 클러켄웰에서 문을 연 이 식당의 이름은 '당 르 누아르(Dan Le Noir)'. 이름 그대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식사를 하는 이색 레스토랑이다.




미식가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인 암흑 식당은 미각을 해방시켜주고, 음식에 대한 색다른 체험을 하게 해준다고 자랑하고 있다.


식당 고객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식당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대신 시각장애인 웨이터가 음식과 포도주를 서빙하고, 손님을테이블로 안내하며, 때로는 화장실에 데려다준다.


손님은 처음에 환한 휴게실에서 기다린다. 손님들은 곧 6∼8명 한 조로 앞 사람 어깨에 손을 올려 놓은 채 웨이터의 안내로 두터운 커튼을 제치고 암흑 속으로 들어간다. 웨이터는 손님들을 각자 의자 뒤로 데려가 앉힌다.


손님은 손짓으로 웨이터를 부를 수는 없지만, 이름을 불러 옆에 두고 물어볼 수있다.


휴대폰 모니터 화면이나 불 붙은 담배는 식당 내부 암흑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물론 금지다.


이 속에서 손님들은 과연 무슨 음식을 먹는지 알까?


동료 4명과 함께 이 식당을 찾은 텔레그래프 기자는 처음 전채요리가 파스타라고 짐작했으나 나중에는 훈제연어라고 생각을 바꿨다. 주요리는 양고기나 쇠고기 무사카라고 확신했지만 나중에 생선 요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후식은 래즈베리 주스에배를 섞었다고 생각했으나 이것 또한 아이스크림과 사과였다.


미각은 살아났을지 모르나 혼란스러웠다고 텔레그래프 기자는 말했다. 이 기자와 일행은 1시간 30분쯤 지나자 정말로 절박하게 이 암흑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일행 중 한 명인 마케팅 매니저 클레어 힐은 "이 식사를 즐겼지만, 이탈리아 식당을 이 식당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모른다. 옆 사람에게 빵을 건네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행 중 한 사람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렇게 즐겁지는 않은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암흑상태를 경험하기를 원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반문했다.


80만 파운드를 들여 런던 시내에 이 식당을 낸 43세 프랑스인 기업가 에두아르드 브롤레는 "이것은 감각의 향연"이라며 "어둠이 당신의 다른 감각을 일깨운다. 당신은 모르는 사람들 옆에 앉아 있고, 첫 인상만으로 그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어둠속에서 상대에게 더 많이 말하게 되고 나중에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