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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암흑식당
블라인드 | 등록일 : 2007-10-24 01:46:49 | 조회 : 9926
“이건 토마토 같은데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네.”


앞에 놓인 음식이 어떤 종류인지를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대화가 식당 곳곳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인근에 7월 문을 연 이색 식당의 풍경이다.




‘어둠 속에서(Dans le noir)’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이 식당에서는 완벽한 어둠 속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내부에 빛은 전혀 없으며 두꺼운 커튼으로 빛이 새 들어 올 가능성마저 차단했다. 휴대전화 시계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주인 에두아르 드 브로글리는 “완벽한 어둠 속에서는 새로운 감각이 눈을 뜬다”고 말한다. 시각을 잃는 대신 후각 촉각 미각이 더욱 발달해 새로운 식도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손님들은 손끝에 감각을 집중시켜 물잔 접시 포크 사이로 손을 움직인다. 음식이 나올 때면 후각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웨이터는 7명. 모두 시각장애인이다. 손님들은 웨이터의 어깨와 팔에 매달려 테이블로 향한다. 웨이터 토니 봐블레는 “이곳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됐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다양한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 시각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한 미국인 관광객은 아내와 함께 이곳에서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을 미리 경험하기도 했다. 식당이 문을 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완벽한 어둠을 만들기까지 몇 달이 걸렸고, 영업 허가를 받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비상구를 가리키는 전등조차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TV방송 프로그램에 '프랑스의 절대 암흑식당' 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설계 초기부터 빛을 차단해 만든 이 식당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절대암흑' 속에서 식사를 해야만 합니다. 이 암흑식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사람들은 오직 종업원들 뿐입니다. 이들이 특수안경을 끼어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식당 종업원은 모두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들은 어두움 속에서 훌륭하게 자신의 일을 해냅니다.

그들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보는 눈을 가졌어도 볼 수 없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손님들은 종업원의 어깨에 손을 얹어 자리를 안내 받고, 음식도 더듬더듬 손의 감각에 의존해서 먹어야 합니다. 이 식당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가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이 우리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보통의 우리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 음식을 먹게 되면 혀는 맛을 감지합니다. 그런데 같은 맛이 계속되면 그 느끼는 정도가 계속해서 무뎌집니다. 처음에는 달콤하고 맛있던 것도 점점 그 맛이 덜하지요. 맛에는 미각대비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단 것을 먹은 후에는 신맛을 강하게 느끼고, 신 것을 먹고 난 후에는 맹물도 달게 느끼고, 적은 양의 소금이 신맛을 약하게 하고, 단맛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이미 요리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각각의 맛을 느끼는 정도는 온도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