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옆사람 더듬어도 모르는 `절대 암흑 식당` 화제
블라인드 | 등록일 : 2007-10-23 02:06:37 | 조회 : 8309
미식가들이 많기로 소문난 프랑스 파리. 만약 거기에 간다면 뭘 먹을까.

최근 한 방송에서 식사를 맛있게 하는 유별난 법을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방송된 SBS의 `순간포착 세상에 놀라운 일이`을 본 사람들은 특이한 식사법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이색식당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겁먹지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좀 힘들다" "아주 흥미로운 일이었고 색다른 경험을 했다"

이 식당을 다녀온 손님들의 소감이다. 과연 무슨 방법으로 식사를 하길래 이러한 반응들이 나올까.

방송에 따르면 그 해답은 바로 암흑. 검은 천막이 쳐진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천지가 컴컴하다. `절대 암흑식당`이라 불리는 식당은 한치의 불빛도 허락 치 않았다. 심지어 제작진도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여 식사 광경을 촬영했다.

적외선 카메라의 잡힌 손님들의 모습은 이랬다.

`접시 위에 놓인 음식을 손으로 만지고, 어떤 음식인지 냄새를 맡고, 물을 먹기 위해선 잔에 물을 붓고, 손가락으로 잔에 채워진 물의 높이를 잰다.`

온몸의 말초신경을 동원해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

그렇다면 칠흙 같은 어둠을 즐기는 식사손님들은 어떤 이들일까. 방송을 보면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 웃통을 훌렁 벗는다든지, 은밀한 키스를 주고받는지 해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연인들이 그들이다. 물론 잘못해서 옆자리 다른 손님의 허벅지를 더듬는 경우도 일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방송에 나온 식당의 가장 큰 매력은 "절대 미각"에 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오로지 미각만이 도드라져 숨겨져 있던 음식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캄캄한 곳에서 어떻게 음식을 제공할까. 식당의 종업원들은 모두 시각장애인이다. 때문에 종업원들은 일상처럼 자연스레 일을 하고 있다.

그들 머리 속에는 이미 식당의 설계도가 그려져 있어, 마치 환한 대낮처럼 자유롭게 음식을 이 나른다. 뿐만 아니라 포크와 나이프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는 손님들에겐 가이드처럼 어느 방향에 어떤 음식이 있고 어떤 향료가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

방송에 따르면 여기엔 식당주인의 깊은 속내가 있다. 간접체험을 통해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장애를 경험토록 하는 것.

이 `절대 암흑식당`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많은 손님들로 인해 미리 10일전에나 예약을 해야 한다. 그 곳을 찾은 손님들은 이색 식사법을 통해 입으로는 진정한 맛의 깊이를 체험하고, 몸으로는 장애인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일석이조의 식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